'미래'를 꿈꾸는 사이버 엔젤 태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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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The Letter

최근 신승훈, 김민종 등 기존 발라드 스타들의 컴백 음반 출시가 이어지며 '힙합 보이' '테크노 전사'들의 치열한 격전장 이었던 가요계의 댄스열풍이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숨죽인 가요계에도 끊임없는 신인들의 도전은 이어지는 법. 특히 침체가 심한 여자 솔로가수 무대에 천천히 무혈입성하고 있는 신인이 있어 화제다.

3월 데뷔 앨범〈보이스 오브 앤젤(Voice Of Angel)〉을 선보이며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 태미(Tammy)는 원래 클래식 음악가를 꿈꾸던 성악도. 효성여대 출신으로 탄탄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힘있게 구사하는 다양한 보이스 컬러가 일품이다.

리듬 앤드 블루스가 주종을 이룬 이번 음반의 타이틀 곡으로는 의외로 디스코 풍의 유로 테크노 를 표방한 '미래'가 낙점 됐다. 가창력을 앞세운 소울 가수가 아니라 라이브 실력을 바탕으로 롱런하는 댄스 가수가 되겠다는 얘기다.

TV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데뷔 무대에서도 태미는 힘있는 안무와 SF영화를 연상시키는 개성 있는 무대 연출로 소위 '사이버' '테크노'의 결정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 곡 '레터(The Letter)'는 이정수의 마이너 발라드곡. 한국적인 라틴 리듬에 실린 태미의 세련되고 개성 있는 보컬이 매력적이다.

최근 방영 횟수가 늘어난 '미래'의 뮤직비디오도 재미있다. 베트남서 촬영된 영상에는 최근 뮤직 비디오의 단골 메뉴인 자극적인 폭력 장면과 에로틱 신이 완전히 빠져있다. 시종일관 오토바이 위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현지 여배우의 회상과 반복되는 영상만으로 드라마를 구성했다. 태미의 '사이버'틱한 모습도 단지 서 너 컷의 정지 영상으로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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