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거래네트워크등장' 증권사간,거래소간 경쟁격화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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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위원회가 하반기 중 증권전자거래시스템도입계획을 밝힘에 따라 한국에서도 조만간 ECN(전자거래네트워크) 설립이 예상되는가운데 이로 인해 증권사간 뿐만 아니라 거래소간 수수료인하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ECN의 도입으로 증권사와 거래소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대형 증권사일수록 유리한 시장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29일 신영증권이 지난 69년 처음 미국에서 도입된 ECN의 시장지배력과 시장에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한국에서의 ECN도입효과를 분석한 결과 ECN의 등장은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거래소들에게도 증권사들처럼 경쟁을 강요, 주식거래비용을 절감토록 하면서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기존 주식시장은 증권사들간의 수수료 인하경쟁이 거래비용인하의 모든것처럼 인식돼왔으나 거래소를 대신하는 또다른 사설전자거래소의 성격을 띠고 있는ECN이 도입될 경우 증권거래소와 ECN간의 수수료인하와 고객확보경쟁이 벌어진다는것이다.

미국의 경우 69년 최초로 인스티넷이 설립된 이후 90년대 들어 비중이 급증, 지난해 7월 기준 나스닥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ECN의 최대 장점중 하나인 24시간 거래는 아직까지 시간외 거래시 주식유동성의 부족으로 원하는 가격대에 체결이 극히 어려운 상태란 점에서 ECN이 도입되더라도 당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보다는 ECN을 통한 세계 증권시장의 통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체적인 ECN을 설립하면서 특히 기관투자가들에 적합한 대량거래와 익명성,저렴한 비용 등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증권사와 증권거래소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됐다.

신영증권의 양신호 연구원은 “ECN의 도입은 자체의 많은 고객풀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은 물론 많은 회원수를 확보하고 있는 증권정보제공업체들을 증시의 또다른 강력한 경쟁자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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