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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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 방문을 마친 뒤 26일 제네바에 도착, 시리아의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시리아 평화협상 재개 등 중동평화 문제를 협의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하루 전인 25일 시리아의 파로크 알 샤라 외무장관과 함께 제네바에 도착한 아사드 대통령과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시리아 평화회담의 재개방안을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회담에 앞서 중동평화 전문가들은 69세의 고령인 아사드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스위스까지 날아온 사실을 근거로 들며 이번 회담의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샌디 버거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양측이 이견을 좁힐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을 수행중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클린턴 대통령이 회담 하루 전에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거리는 짧지만 한 걸음 옮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번 제네바 회담에서 이스라엘-시리아간 평화협상의 돌파구가 열릴 경우, 앞으로 4-8주안에 이스라엘의 에후드 바라크 수상을 포함해 미국, 시리아, 이스라엘의 3자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할 것이라고 미국측 인사가 전했다.

미국측은 또 이번 회담에서 아사드 대통령에게 중동평화 협상 진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남부 레바논 지역에 주둔해 있는 이스라엘 군에 대한 공격을 예방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할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시리아측은 이번 회담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골란고원에서 철수하겠다는 이스라엘의 확고한 약속을 전달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중동전문 외교관들은 아사드 대통령이 " 협상 타결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 그의 건강상태로 보아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협상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번 회담에서 이스라엘-시리아 평화협상 재개문제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나 미국 국내상황, 중동정세 등을 감안할 때 협상이 상당기간 교착 상태에 빠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클린턴-아사드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골란 고원의 이스라엘 주민 약 3천명은 텔아비브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골란 고원 문제에 간여하지 말라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제네바 AP=연합뉴스)
kdy@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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