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명예회장, 정몽헌 회장 단독회장 승인

중앙일보

입력

현대의 정몽구.몽헌 형제 회장간 벌어진 후계구도 분쟁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그룹을 정몽헌씨의 단독회장 체제로 바꿀 것을 공개 지시해 일단락됐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27일 오전 7시40분부터 10분동안 열린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현대경영자협의회' 에서 두 형제 회장을 함께 참석시켜 이같은 후계 구도를 공식 승인했다.

鄭명예회장은 "현대 경영자협의회 회장은 정몽헌 단독으로 한다" 며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 여러가지 일로 바쁘기 때문에 정몽헌 회장이 단독으로 회장을 하더라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배후에는 제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일은 저하고 의논할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 덧붙였다.

정몽구 회장은 이어 "정몽구 회장과 각사가 협조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 고 말해 정명예회장의 뜻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자진해서 밝혔다.

현대 PR 사업본부는 이런 발언이 담긴 육성 테이프를 이날 함께 공개했다.

이로써 지난 14일부터 현대그룹의 후계분할 구도를 놓고 벌어진 14일간의 형제 싸움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5남인 정몽헌 회장의 손을 들어줘 빠르게 정리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또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 문제로 국민과 투자자.국내외 금융기관.정부에 진심으로 사죄한다" 며 "앞으로 정몽헌 회장을 중심으로 민주적 회사 운영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한편 정몽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내주 초로 연기해 금융 부문과 인터넷 비즈니스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그룹 경영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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