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정부·한나라당이 우량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에 대해 국민공모주(국민주) 방식의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사진) 대표는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비공개로 조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 인천공항공사 지분 정리 방안으로 국민주 매각방식을 제시했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1일 전했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인천공항공사를 포항제철과 같이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오늘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도 설명했으며, (임 실장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홍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인천공항공사의 국민주 매각 방식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홍 대표는 간담회에서 “공항공사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서민정책인 데다 국부 유출도 방지할 수 있다”며 “지분의 49%는 국민주로 매각하고, 나머지 51%는 정부가 가지면 공사의 지위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과의 조찬 회동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홍 대표는 지난달 우리금융과 대우조선해양을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자고 주장했지만 청와대·정부에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홍 대표가 인천공항공사의 국민주 매각을 들고 나온 건 이 문제를 먼저 관철한 뒤 우리금융 등의 국민주 매각을 추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반면 청와대와 정부가 인천공항공사의 국민주 매각 문제를 긍정 검토키로 한 건 홍 대표가 우리금융 등에 대한 미련을 버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과 대우조선해양은 비상장회사인 인천공항공사와 달리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홍 대표의 ‘입’을 막으려면 인천공항공사의 국민주 매각 주장을 긍정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청와대와 정부가 판단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고, 기존 주주의 반발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금융 등과 성격이 다르다”며 “공기업을 국민주 방식으로 하나라도 지분 매각해야 한다면 인천공항공사가 더 낫다”고 말했다.
신용호·손해용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