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우유 공급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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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유 납품가 인상을 놓고 낙농가와 정부, 유가공업체 간 협상이 한 달 넘게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낙농가들이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등 전국 낙농인 대표들은 1일 “원유가 현실화 최종 협상 시한인 5일이 임박한 가운데 3일 하루 동안 집유 거부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낙농가들이 집유 거부(유업체에 우유 납품을 거부)를 하면 하루 5200t가량의 흰 우유 공급이 끊기게 된다. 낙농가들은 현재 L당 704원인 원유가를 173원(24.6%) 더 올려줄 것을 요구한 반면 우유업체들은 L당 최고 81원의 인상안을 제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우유 납품가는 3년간 동결된 반면 같은 기간 사료값은 30% 이상 인상됐다”며 “지난해 구제역에 이어 올해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면서 우유 생산량이 10~15%나 줄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유 납품가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특수법인인 낙농진흥회가 산출한 생산원가를 근거로 낙농가와 우유업계 양측의 의견을 조율해 결정된다.

 한 우유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 중단이 장기화되면 소매제품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어느 정도 납품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납품가 인상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직결될 것이란 점이다. 업계에서는 낙농가 요구대로 납품가가 인상되면 현재 2100~2300원(흰 우유 1L 기준)인 우유값은 2600~2700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우유업체 관계자는 “2008년 납품가가 20.5% 인상됐을 때 소비자가격은 15~16%가량 올랐다”며 “낙농가의 요구대로라면 이번 소비자가 인상폭은 2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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