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전문은행' 길 튼다

중앙일보

입력

이르면 상반기 중에 ''인터넷 전문은행''을 세울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외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이 허용된다. 또 하반기에는 증권거래소 이외의 장소나 사이버공간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 시장인 대체거래시스템(ATS)이 도입될 전망이다.

ATS는 일종의 사설 증권거래소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운영되고 있다.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23일 청와대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개혁 과제를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李위원장은 "현재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는 단순결제용 인터넷 뱅킹 서비스와는 달리 점포없이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현에 대비해 상반기 중 인가 및 감독기준을 만들겠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연내 허용방침만 정해두었던 외국기업 원주의 국내증시 상장을 상반기 중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외국기업의 주식예탁증서(DR)와 원화채권 상장만 가능하다.

李위원장은 이와 함께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채권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채전용 뮤추얼펀드는 즉시 허용하고 개방형 뮤추얼펀드는 채권시가평가가 정착되는 상황을 봐가면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 구조조정과 관련, 李위원장은 해외채권단과의 채무인수 협상을 5월말까지 매듭짓고 대우통신은 6월말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우의 경우는 6월 30일 기준으로, 대우중공업은 5월 1일 기준으로 사업분할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기업신용평가의 공정성과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신용평가등급 유효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보고했다.

李위원장은 지수선물을 부산 선물거래소로 옮기는 것과 관련해 이 문제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주식관련 선물을 개발, 조기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실금융기관의 공적자금 추가 요청에 대해 "신규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 없다" 면서 "이미 나가 있는 자금을 회수해 활용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