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로폰테 “대기업, 변두리를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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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로폰테

MIT 미디어랩 창시자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모바일코리아포럼 기조연설에서 모바일 기술이 변화시킨 시대의 모습을 “계란 프라이가 오믈렛이 됐다”고 비유했다. 과거엔 일과 놀이, 소비와 생산, 실내와 실외가 마치 흰자와 노른자처럼 명백히 분리됐었지만 지금은 이들 사이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상식을 무시하라, 변두리를 주목하라”고 역설했다. “모토로라·삼성·LG는 5년 전까지만 해도 구글과 애플이 자신들의 최고 적수가 될 것을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며 대기업에도 강하게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에피소드 하나를 공개했다. 5년 전 그가 친구인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났을 때다. 잡스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유난히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내 생애 최고작”이라며 곧이어 꺼내 보인 것은 아이폰. 네그로폰테 교수는 ‘엄청난 물건’임을 직감했다. 모토로라의 사외이사였던 그는 잡스의 허락을 받고 이를 모토로라 이사회에 알렸다. 그러나 모토로라 이사회는 “100만 대도 안 팔릴 것” “틈새시장용”이라며 무시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이 사례를 들며 “성공은 혁신의 가장 큰 적”이라고 지적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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