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컴퓨터 기억용량 확장 신기술 개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대표적 컴퓨터 제조업체인 IBM은 16일현재 일반 컴퓨터에 장착되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기억 용량의 100배인 1조 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과학잡지 `사이언스'' 17일자에 실렸다.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의 IBM 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뜨거운 용액 상태의 철과 백금을 섞은 결과 수 천개의 원자크기 만한 조그만 자기입자들이 각각 정확한 시차를 두고 차례로 자기들끼리 합치는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IBM 연구진들은 이 실험에서 미립자층이 사람 머리카락의 2만분의 1 정도로 매우 얇게 합쳐졌다면서 "이는 다양한 형태의 소형 기억장치 구조에 적용될 수 있기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IBM 연구진들은 그동안 원자 몇 개정도의 크기에 지나지 않는 극소 미립자에까지 자료를 기록하고 그 미립자로부터 정보를 읽어들일 수 있는 기억장치를 연구해왔으며 이를 위해 사람들이 입자를 조립하지 않고 입자들 스스로 자기복제 또는 자기조립(sefl-assembly) 이라는 화학적, 기계적 과정을 통해 기억장치를 만드는 과정을 실험해왔다.

이번 기술개발로 현재의 극소 전자공학을 대체할 새로운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이른바 ''나노 테크놀로지''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데 극세 회로나 극히 크기가 작은 제품의 생산에 이용되는 나노 테크놀로지에서 ''자기 복제''는핵심 열쇠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IBM 경영진은 이번 기술개발이 매우 흥미로운 일이기는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당장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거대 자기저항 헤드'' 기술을 실용화하기까지도 10년 가까이 걸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1제곱인치당 평균 14.3 기가비트의 기억용량을 가진 디스크를 만들고 있는IBM은 제곱인치당 최고 35.3 기가비트의 기억장치 밀도 형성에까지 성공한 적이 있지만 새로운 자기 나노입자는 제곱인치당 기억용량을 최고 150 기가비트까지 늘릴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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