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황] 거품 우려로 폭락, 250선 붕괴

중앙일보

입력

코스닥시장이 주가 거품론에 대한 우려감 확산으로 끝내 지수 300선 고지를 돌파하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17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는 미국 나스닥지수의 급등 소식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차익매물을 마구 내놓았다.

특히 장 후반에는 주말 악재에 대한 불안심리로 일단 주식을 팔고 휴일을 보내자는 `주말효과'가 재현되면서 투매 물량까지 대거 쏟아져 나왔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249.55로 전날보다 15.95포인트 떨어지는 폭락세로 마감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250선 아래로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은 이번 주초부터 시작해 5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으며 지수가 25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16일 만에 처음이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69개를 포함해 겨우 115개에 그친 반면 무려 245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346개 종목이 내림세를 보여 하락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업종별로는 인터넷주가 포함된 기타지수가 폭락한 것을 비롯해 벤처기업과 제조업이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나머지 업종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종목별로는 고가 대형주와 중소형 개별주, 각종 테마주, 관리종목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차익 매물이나 경계 매물이 나오면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특히 합병 발표로 전일 상한가를 기록한 새롬기술이 상승 하루 만에 하한가로 돌아서며 일일천하에 그친 것도 투자심리 악화를 부채질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공황 상태를 맞고 있다면서 코스닥시장이 앞으로 한달 정도는 조정기간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분위기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재료 보유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자세로 매매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장철원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투신권 매물이 매도의 악순환을 불러왔다"고 분석하고 "그러나 신경제라는 역사의 대세를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기자 yskw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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