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대 학교 기증한 ㈜부영 이중근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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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로 등 도시기반 시설 없이 아파트만 겹겹이 짓는 풍토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단지에 스스로 학교를 지어 기증한 건설업체가 있어 화제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문 건설업체인 ㈜부영(회장 李重根.59)은 충남 천안시 목천면 부영아파트 단지(2천6백80가구) 안에 부영초등학교(18학급.17일 개교)를 지어 최근 천안교육청에 기부채납했다.

충남도에서 민간사업자의 기부채납 방식으로 초등학교가 신설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63억원을 들여 조성한 부영초등학교는 지하 1층.지상 3층(연건평 1천4백여평) 규모다.

많은 건설업체들이 학교 등 기반시설 의무를 피하기 위해 동일 단지 내 아파트도 소규모로 쪼개 짓는 상황에서 단지도 분리하지 않고 우직하게(?) 학교까지 지은 점이 돋보인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인근 학교의 과밀학급 문제까지 해소됐다.

회사측은 학교 설립이 아파트 입주 촉진과 상품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이중근 회장은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마다 발생하는 과밀학급 문제를 보며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李회장은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학교를 지어 기증하게 됐다" 고 말했다.

李회장은 1991년 전남 순천에 부영초등학교(24학급.건설비 20억원)를 지은 것을 비롯, 네 차례에 걸쳐 아파트 단지에 초.중학교를 지어 기부채납했다. 또 충남 주산산업고 기숙사(98년 12월) 등 전국의 14개 중.고교에 기숙사나 고시원을 무료로 지어주었다.

李회장은 이같은 공로로 96년 정부로부터 교육부문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천안〓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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