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오너 보유주식 급증

중앙일보

입력

10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거래소가 대우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의 회장과 명예회장의 상장주식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15일 현재 모두 1억3천7백43만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금액으로는 총 2조1천3백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3월말에 비해 보유주식수로는 3천36만주(28%), 금액면에서는 6천8백15억원(47%)이나 늘어난 것이다.

주식수로 볼 때 정몽헌(鄭夢憲)현대회장이 3천2백86만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 2천4백78만주▶정몽구(鄭夢九) 현대 회장 2천1백85만주▶최태원(崔泰源) SK㈜회장 1천6백60만주▶김석원(金錫元) 쌍용회장 1천4백4만주▶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 5백47만주 등의 순이었다.

금액기준으로는 이건희 삼성회장이 8천6백21억원으로 가장 컸으며▶정주영 명예회장 3천9백99억원▶정몽헌 현대회장 3천2백34억원▶정몽구 현대회장 1천5백60억원▶최태원 SK㈜회장 1천1백95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보유 주식수로는 53만주가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에 따라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보유금액이 지난해 3월말에 비해 5천3백80억원이 증가하는 등 총 보유금액이 1년 사이에 2.7배(1백74%)나 증가했다.

또 현대의 정주영 명예회장도 현대중공업의 신규 상장으로 현대중공업 보유지분을 처음 신고함에 따라 보유금액이 대폭 증가, 2.3배(1백34%)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총수들이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한꺼번에 보유하고 있는 것이 문제" 라며 "책임경영을 위해 주식 보유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고 핵심 육성 기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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