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대 뒤집어진다” 에릭슈밋 도쿄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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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밋 구글 회장

에릭 슈밋(56) 구글 회장이 “모바일 혁명 시대가 왔다”고 선언했다. 그는 19일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2년에는 스마트폰이 매출에서 컴퓨터(PC)를 앞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시아에서 구글의 제1 관심사는 모바일이며 안드로이드의 보급이 그 기반”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애플과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 간의 특허권 소송에 대해서는 “승소할 길을 찾아 협력사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밋 회장은 올해 말 아시아에서만 모바일기기 사용자가 30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과 인도에서 매달 1000만 대 이상의 휴대전화가 새로 개통되고 있다”며 일반폰 사용자도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폰의 인터넷 접속 속도가 18개월 전에 비해 60% 이상 향상돼 질적으로도 PC를 추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초고속 모바일 보급률은 89%에 달한다”며 아시아 시장의 대표 주자로 한국을 언급했다. 구글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의 72%가 매일 모바일 검색을 이용하며 34%는 동영상도 날마다 이용한다.

 슈밋 회장은 “현재 사용 중인 안드로이드 기기는 1억3500만 대”라며, 이 같은 모바일 혁명을 이끄는 것은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라고 강조했다.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와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 간 소송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애플과 MS는 각각 HTC와 모토로라 같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가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만 기자들은 “HTC의 로열티 지불을 구글이 지원할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HTC의 애플 특허 2건 침해를 인정하는 예비심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슈밋 회장은 “우리가 이기고 있기 때문에 소송을 즐기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제조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안드로이드 기기가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이 소송보다 중요하다”며 “경쟁자들이 기술 혁신이 아닌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쿄=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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