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합병 무효' 비밀문서 북한에 넘겨준 이유?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칠순의 두 노신사가 만났다.

한 사람은 한국의 서지학자 이종학(73)씨였고 다른 한 사람은 일본의 조총련계 조선대 교수인 사학자 금병동(73)씨였다.
이씨는 1천여장의 묵직한 고문서 사본을 금씨에게 건넸다.
그것은 90년간 일본왕실 내각문고에 보관됐다가 최근에 공개된 일제의 한국강점관련 비(秘)문서였다.

과연 그 내용은 무엇이고 왜 북한에 전해졌나. KBS1〈일요스페셜〉이 '일왕실 비문서는 왜 북으로 갔나' (19일 밤 8시)를 통해 공개하는 사연은 충격적이다.
백일하에 드러나는 역사의 진실. 그것은 "한.일합방은 무효" 라는 사실이다.

이씨는 1992년부터 97년까지 스파이작전을 방불케하는 과정을 통해 이 문서를 입수, 4년간에 걸쳐 번역을 마쳤다.

이 비문서는 한.일합방조약 체결 당시 일본측 대표였던 통감 데라우치가 작성한 보고서(메이지 천황까지 볼 수 있었다)와 통감부와 내각 사이에 오갔던 전문 일체, 그리고 일본 추밀원의 회의기록 등이었다.

이 비문서를 검토한 이씨의 결론은 "한.일합방조약이 일제의 강압에 의해 체결됐다" 는 것. 이씨는 역사청산의 자료로 활용하라며 이 자료를 북한에 전달했다.

최근 북.일 수교협상이 급진전되는 상황 변화를 기회로 이용, 비장의 카드로 활용하라는 뜻에서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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