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생산자·소비자 위해 힘든 결정 불가피'

중앙일보

입력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장은 오는 27일 빈에서 열리는 회원국 각료회담에서 생산량 수준과 관련해 "힘든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14일 밝혔다.

카타르 석유장관이기도 한 압둘라 의장은 이날 카타르의 한 신문에 실린 회견기사를 통해 "OPEC는 오는 27일까지 기다리면서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아무런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면서 "OPEC는 관망세를 유지한다는게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일 원유생산량을 250만배럴 증산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우리는 시장 상황을 비롯한 모든 변수를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이와 관련,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 장관은 이날 미국의 집중적인 에너지 외교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불과 한달전만 해도 OPEC가 증산을 결정할지 여부가 불확실했으나 이제 추세는 증산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슨 장관은 이제 남은 문제는 어느 정도 생산량을 늘릴 것인지, 원유증산이 국제 유가에 얼마나 빨리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라고 내다보고 미 행정부는 증산물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원유증산 전망이 불확실한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압력이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면서 국제 유가는 14일 오후(현지시간) 원유시장에서 다소 하락했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배럴당 33센트 떨어진 28.56달러에 거래됐으며 뉴욕시장에서 4월 인도분 경질유는 39센트 하락한 31.63달러에 시세가 형성됐다.

한편 OPEC는 이달 말 각료회담에서 릴와누 루크만 현 사무총장의 뒤를 이을 신임총장을 선출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OPEC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이라크와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후보가 경합하고 있으나 어떤 국가도 양보할 의사를 비치지 않고 있어 루크만 총장이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도하.런던 AFP=연합뉴스) inno@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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