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특급 고려호텔에 웬 스크린 골프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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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호텔에 마련된 스크린 골프장

고려호텔의 객실 내부와 욕실

북한에서 가장 고급 호텔이라는 평양 고려호텔의 내외부가 공개됐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 관광객에 의해서다. 북한에서 호텔은 고위층이나 외교관, 관광객들의 전유물이다. 최근 스크린 골프장 등 외국인을 겨냥한 맞춤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들 사진을 공개한 중국 관광객(ID:quigyukan)은 "지난 5월 14일부터 일주일간 북한을 여행했다"고 밝혔다. 호텔엔 대형 스크린을 갖춘 실내 스크린골프장이 있었다. 외국인과 고위층 고객을 위한 시설이다. 중국 등에 부는 골프붐을 의식해 이들이 호텔 안에서 골프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4월 외국인을 대상으로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여는 등 최근 ‘골프 외교’에 부쩍 신경 쓰고 있다.

고려호텔의 메뉴판(위). 기념품 가게와 아이스크림(아래)

호텔 내 음식은 비교적 평범하다. 메뉴판을 보면 여느 국가의 특급호텔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고급음식보다는 한식 위주의 평범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고기류는 다른 메뉴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소고기풋고추졸임 966원, 소고기갈비구이 1050원이고, 돼지고기빵가루 튀기(돈까스), 닭 날개 졸임 및 구이, 송어 구이가 각 532원이다. 고려호텔에서 가장 비싼 메뉴는 전복오이랭채다. 가격은1414원. 현재 북한 평양에서 쌀 1kg은 1900원이다.

고려호텔의 로비와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안에는 비상시를 대비한 구형전화가 인터폰용으로 설치돼 있다. 기념품(Souvenirs) 가게 인근에 있는 매점의 아이스크림은 '크림맛' 한 가지다. 가격은 북한 돈으로 400원대.

호텔 입구를 보면 이 호텔을 어떤 사람들이 이용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벤츠와 렉서스, 폴크스바겐, 닛산 등 외제차가 즐비하다. 대부분 평양 번호판이나 '외교' 번호판을 달고 있다. 평소 이 호텔을 이용하는 주 고객이 외교관이나 당의 고위간부들이란 얘기다.

호텔 내 국제 전화 요금은 중국 돈으로 1분당 16위안(한화 약3500원)으로 매우 비싸다. 중국에 잠시 전화를 걸면 100위안(환화 1만9000원)이 훌쩍 넘는 요금이 나온다고 한다.

고려호텔 입구에 있는 벤츠와 렉서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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