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은행 절반 팔면 은행 전부 살 수 있다

평화은행의 절반만 팔아도 시중은행 전부를 살 수 있다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평화은행의 시가총액이 35조원을 돌파, 계산상으로만 따지면 다른 시중은행들의 시가총액 합계액 (약 18조8천억원)
의 거의 2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셈법이 가능하게 된 것은 거래도 되지 않는 평화은행 우선주 덕분이다. 평화은행 우선주가 시가총액을 이처럼 불려놓아 전체 코스닥시장의 왜곡을 가져온 것. 증권업협회는 이같은 왜곡현상을 막기 위해 협회 중개시장 운영규정을 고쳐 평화은행 우선주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할 방침이다.

평화은행 우선주는 예금보험공사가 평화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출자한 것으로 시장에서 거래가 전혀 안되는 주식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 엄연히 등록돼 있기 때문에 시가총액으로 잡히고 가격도 이따금 나오는 주문에 의해 현재 79만9천원에 이르고 있다.

나중에 예보와 평화은행이 출자분을 정산할 때가 되면 이같은 가격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된다.

예보가 출자한 우선주 (4천4백만주)
를 79만9천원으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이 무려 35조2천억원에 달하게 되고 이는 코스닥 기업 중 랭킹 1위가 된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협회 중개시장 운영규정에는 기업별 등록취소는 있어도 종목별 취소는 안되기 때문에 우선주만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 며 "예보가 출자한 5개 은행의 경우 종목별 상장폐지가 가능한 거래소 규정을 참고해 코스닥 운영규정을 고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송상훈 기자 <mod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