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쩐의 전쟁' 한국은 '종로 큰손' 북한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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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쩐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고리대금업뿐 아니라 북 간부가 '전주'로 등장하는 대규모 사채업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군ㆍ당간부들이 은닉한 자금을 대신 굴려줄 소위 ‘바지 사장’을 앞세워 돈놀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지사장은 '거간꾼'으로 불리며, 이들은 귀금속ㆍ마약 등을 밀매하는 '비법 장사꾼'에게 돈을 빌려준다.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대규모 이자놀이가 은밀히 유행하는데 한 달에 10~20% 이자를 받고 꿔준다”고 말했다.

거간꾼은 비법 장사꾼에게 돈을 빌려줄 때 집ㆍ가전제품ㆍ가구 등 현금화시킬 수 있는 물건을 담보로 잡고 계약을 맺는다. 비법 장사꾼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이를 압수하기 위해서다.

한 소식통은 “얼마 전 비법 장사꾼이 단속에 걸려 뇌물로 간신히 빠져나왔는데 거간꾼에게 돈을 갚지 못해 집이며 살림도구며 모든 걸 빼앗겨 빈털터리가 됐다”고 말했다. 또 “거리에 나앉게 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탈북을 강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거간꾼과 비법 장사꾼 사이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하는데 당국은 대부분 거간꾼의 손을 들어준다고 전했다.

한편 주민들 사이에서도 고리대 성행 조짐이 나타나 북한 당국이 이를 단속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은 장사대금 마련과 식량 확보를 위해 고리대금업에 손을 댄 것이다. 이에 당국은 “생계가 막힌 주민을 이용하는 악덕업자는 처벌된다”며 이를 제지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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