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뉴욕 메츠, 리키 헨더슨 달래기

중앙일보

입력

"슈퍼스타 대접이 겨우 이 정도였냐?" "그만해라. 너도 잘 한 것 없다."

뉴욕 메츠 베테랑 외야수 리키 헨더슨이 여전히 구단과 옥신각신하고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에 자신을 교체한데대한 불만을 품고 있는 '대도' 헨더슨은 바비 발렌타인 메츠 감독에 대한 앙금을 지금까지 쌓아두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등록한 헨더슨은 최근 "만약 올해도 작년에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날 대접한다면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 내가 그런 푸대접 받으려고 메츠 유니폼을 입은것이 아니다"라며 발렌타인 감독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발렌타인 감독과 스티브 필립스 메츠 단장은 나름대로 불만을 가지고 있는 헨더슨에 화해의 제스처를 비췄다. 지난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선수교체에 불만을 품고 경기 도중 라커룸에서 카드놀이를 했던 헨더슨을 경우에 따라선 팀 자체 징계나 '괘씸죄'로 트레이드 시킬 수도 있었으나 "클럽하우스는 선수들의 것이다. 그 안에서 무엇을 하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며 더 이상 그 일을 문제 삼지 않았다.

팀의 톱타자이자 준족이었던 로저 세데뇨를 트레이시킨 상황에서 헨더슨이 짊어질 도루, 수비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그를 보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헨더슨과 구단의 문제는 사실 발렌타인 감독의 실수도 어느 정도 결부되어 있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며 그를 이해할 수도 있다. 보통 야수는 이닝사이에 교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그 때까지 뛰던 선수에게 교체를 미리 알려주고 새로운 교체선수가 이닝이 바뀌면서 나가는 것이 상례다. 헨더슨은 자신이 베테랑인데도 그런 대접을 전혀 받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당시 헨더슨은 수비시작과 함께 어느 때와 같이 좌익수로 뛰어가 가볍게 팔을 휘두르고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노장 헨더슨의 뛰어 나가는 모습이 불안했던지 아니면 이닝사이에 멜빈 모라로 교체한다는 것을 깜박 잊었는지 발렌타인 감독은 심판에게 선수교체를 통보하며 헨더슨에게 덕아웃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헨더슨은 영문을 몰랐다. 자신이 실수도 한 것도 아닌데 이제 막 자리 잡고 수비하려는 선수에게 들어오라니 '황당'한 일이었다. 똑같은 일이 내셔널리그 챔피언 시리즈 6차전에서 다시 발생했다.

이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도루 기록 소유자인 헨더슨. 꾸준한 체력관리와 성실한 자세로 입이 아닌 실천으로 말하는 41세 노장의 도루 솜씨가 벌써부터 기대되지만 발렌타인 감독에게 찍힌 사람은 경기 출전 하기 어렵다는 것은 메츠 팬들이라면 공공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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