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와히리, 빈 라덴 후계자에 공식 지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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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한 파키스탄 언론과의 인터뷰 당시의 아이만 알자와히리(오른쪽)와 오사마 빈 라덴. [로이터=뉴시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2인자인 이집트 출신의 아이만 알자와히리(Ayman al-Zawahri·60)가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알카에다가 빈 라덴의 뒤를 이을 새로운 지도자로 알자와히리를 공식 선출했다는 이슬람 웹사이트의 보도를 전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급진 이슬람 웹사이트 ‘안사르 알무자헤딘’은 “알카에다는 오랜 논의 끝에 알자와히리에게 조직에 명령을 내릴 책임을 부여하기로 했다. 신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알자와히리는 빈 라덴이 지난달 2일 미 해군 특수부대에 사살된 이래 알카에다를 이끌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이집트 외과의사 출신의 알자와히리는 알카에다에서 지략가이자 대변인으로 활동해 왔다. 1998년 자신이 이끌던 무장단체 ‘이집트 이슬람 지하드’를 알카에다와 통합하며 알카에다 2인자가 됐다. 98년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발생한 미 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미국의 수배 대상에 올랐다. 그에게 걸린 현상금은 빈 라덴과 비슷한 2500만 달러(약 272억원)다. 일각에서는 알자와히리의 지도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슬람 성지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닌 이집트 출신인 데다 자금 동원력도 빈 라덴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알카에다 임시 지도자로 서열 3위인 이집트 출신의 사이프 알아델이 선정되며 알자와히리의 지도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이달 8일 인터넷에 올린 영상 메시지가 알자와히리의 가장 최근 모습이다. 당시 그는 영상을 통해 “미국은 개인이나 특정 그룹이 아닌 전 이슬람 커뮤니티로부터 공격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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