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토비 태어난 곳…BBC, 매물로 내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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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토비 주인공들. 왼쪽부터 뚜비, 나나, 뽀, 보라돌이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본부건물인 ‘BBC텔레비전센터(사진)’를 매물로 내놓았다. 만성적인 경영 적자를 개선하려는 자구노력의 일환이다. BBC는 13일(현지시간) 51년 전통의 이 건물을 부동산 시장에 내놓았다고 발표하고 “매각 작업은 한 부동산업체에 위탁했으며 매입 희망자는 다음 달 1일까지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BBC텔레비전센터는 1960년 6월 방송 전용 건물로는 세계 최초로 지어진 유서 깊은 건물이다. BBC의 수많은 TV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제작됐다. 63년 시작돼 지금도 방영되고 있는 SF드라마 ‘닥터 후’(세계 최장수 SF드라마로 기네스북에도 오름),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린 유아용 프로그램 ‘텔레토비’가 여기서 만들어졌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BBC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2007년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TV센터 매각방침을 처음으로 내놨다가 이번에 이를 실천했다. 지난 4월엔 영국 전역의 418개 지역에 있는 58만5000㎡의 소유 부지를 30만㎡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TV센터의 매매가는 2억~3억 파운드(약 3550억~533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각 뒤에도 BBC가 이곳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 BBC는 TV센터 매각 계획을 내놓은 뒤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이에 따라 일부 직원은 계속 센터에 근무시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비춰왔다. 실제로 BBC는 이날 건물 매입자와 합의해 방송 시설 일부를 센터에 남겨두는 ‘합작투자’ 형태의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일부 스튜디오를 임대 형식으로 존속시키는 방법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매매 가격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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