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자본 급속회전, 노동시장 불안-ILO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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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소마비아 국제노동기구(ILO)위원장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무역개발(UNCTAD)회의에서 현재의 글로벌 경제를 ‘카지노 경제’라고 비판했다.다음은 연설요지.

“우리는 개방사회가 폐쇄사회보다 훌륭하며,개방경제가 폐쇄경제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을 갖고있다.그러나 이런 개념들이 사회적 구성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해주는 것 같지는 않다.

글로벌화는 경제발전의 핵심인 민간 비즈니스 분야의 공간을 넓혀주고 있다.그러나 정보기술(IT)·오락·금융서비스 부문 등에서는 다이나믹한 기회가 무한대로 열려 있지만 농업·섬유업 등 전통적 사업분야에서는 불확실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과실이라는 것 또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무역체제를 이용한 선진국의 몫이지 개도국들에게까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증가는 근원적으로 사회적 결속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고 본다.이제는 공식적(formal)인 지식기반경제와 고용의 변동성이 큰 비공식적(informal)인 경제체제로 완전히 양분돼 버렸다.의사 결정과정 또한 섹터별로 나눠져 서로 다른 구성요소들간의 연관관계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글로벌화는 자본이 급속히 빠른 속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결과적으로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고조시키는 ‘카지노 이코노미’를 창출해냈을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국제노동기구는 근로자의 권리와 사회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선 세계경제를 둘러싼 모든 시스템이 사회정의·공정성에 기반을 두어야 하며 각국의 정치적인 판단도 이에 근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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