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속 생매장 100시간 견딘 '아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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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한 마술사가 모래를 꽉 채운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100시간을 견디는 ‘생매장’ 체험을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대만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아이고(Igo)’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마술사 줘성겅(30)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 타이페이의 한 공원에서 모래 3.6t을 채운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100시간 버티기에 성공했다.

줘씨는 고무 튜브 2개로 물과 공기를 공급받았고 24시간 내내 체온과 맥박, 호흡을 검사했다. 위험한 경우를 대비해 아크릴 벽을 깰 손 망치까지 준비했었다.

처음부터 아슬아슬한 장면이 이어졌다. 시작한 지 3시간 후 갑자기 심장박동이 심하게 떨어져 위험한 순간이 왔다. 그러나 다행히 곧 진정해 고비를 넘겼다. 날씨마저 나빠 폭우가 내려 모래에 물기가 스며들었고 실외 기온도 30℃로 갑자기 올랐다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은 계속됐다.

전화부스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서 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방문자와 악수할 수도 있었다. 대만의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 등의 취재진이 몰리는 등 그의 묘기는 화제를 모았다. 그를 보려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들었고 그와 손을 잡고 꽃과 선물을 전달했다.

100시간 뒤 줘씨는 부스에서 비틀거리며 나와 힘없는 목소리로 관중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갔다. 행사를 기획한 거울극장 장자룬 감독은 “지금까지 생매장 기록에 도전한 사람들은 관 같은데 들어가 공간을 확보했지만 줘씨는 공간이 없는 모래 속에서 100시간을 버텨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줘씨는 기네스월드레코드에 기록을 공식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심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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