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트위터] 보험사의 부담스러운 '선팔'부터 '맞팔'강요까지…트위터 매너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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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초보인 직장인 김영기(35)씨의 요즘 최대 고민은 팔로워 수를 늘리는 것이다. 등산에 관심이 있는 트위터 모임에 가입한 뒤 회원들을 먼저 팔로잉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회원들에게 용기를 내서 "먼저 팔로우 한다. 나도 해달라"고 멘션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선팔을 했다고 해서 상대방도 무조건 맞팔(서로 팔로잉)을 해줄 것이라고 여겼던 것은 큰 착각이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늘면서 '트위터 매너'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모이는 인터넷 주요커뮤니티엔 네티즌들이 저마다 정의한 트위터 매너들이 올라있다.

우선 일방적으로 맞팔을 강요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게 중론이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모임에 가입한 뒤 회원들에게 맞팔 하자고 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트위터는 미니홈피처럼 '일촌 맺기'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구독' 개념이다. 좋아하는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을 자유롭게 팔로잉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 게 트위터의 장점이다. 그들이 나를 원하지 않아도 나는 자유롭게 그들의 생각을 쫓아갈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이 모두 나를 팔로우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다.

좋은 글이나 정보를 널리 전달해 공유할 수 있어 트위터의 대표 장점으로 꼽히는 RT(재전송) 기능도 때론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나치게 사적인 내용을 RT하거나 다른 사람의 멘션을 마음대로 변형시켜 RT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학생 정세은(23)씨는 RT로 망신당한 경우다. 그는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사과할 일이 있어 멘션을 날렸는데 그 지인이 나의 멘션을 RT하더니 차갑게 쏘아붙이는 말까지 덧붙였다"며 "졸지에 수많은 팔로워들에게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고 전했다. 1:1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DM(쪽지) 기능은 '맞팔' 관계에서 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멘션을 보낸 것이었는데 상대방에 의해 사적인 대화가 공개된 것이다.

이밖에 여성 트위터러에게 불순한 의도로 접근을 시도하거나 프로필 사진을 보고 외모를 나무라는 등 일부 몰지각한 행위도 트위터 꼴불견으로 꼽히고 있다. 유명인으로부터 받은 멘션을 자랑스럽게 RT하는 것도 지나친 자기과시로 보일 수 있다.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정동훈 교수는 "보험사 직원이 팔로우를 하거나 업체로부터 광고 쪽지가 날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온·오프라인, 즉 네티즌과 시티즌은 별개가 아니다. 트위터에서도 매너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부작용에 시달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입맛에 맞는 이들만 쫓아가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트위터는 ‘끼리끼리’ 문화가 강해서 자신과 맞는 이들을 팔로우하다 보면 자기 의식이 더욱 강해지면서 보고자 하는 것만 보게 되는 편협한 관점이 생길 수 있다"며 "시각의 양극화가 초래되지 않도록 때론 관점이 다른 이들을 팔로우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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