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막았더니 … 현직 감사들이 웃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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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금융감독원의 ‘낙하산 감사’ 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증권사들은 금감원 출신 감사들을 잇따라 재선임하고 있다. 금감원이 전·현직 임직원을 보내는 감사추천제를 철폐하기로 하자 되레 기존 금감원 출신 감사들이 임기를 연장하는 행운을 얻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 이번 주총 시즌에 금감원 출신 상근 감사가 임기를 마치는 곳은 모두 16개사다. 22일 현재까지 차기 감사를 선임한 증권사는 10개사로, 현대·한국·NH·SK·동부·신영 등 6개사가 금감원 출신인 현 감사의 재선임을 결정했다. 한화·골든브릿지투자·대신증권만 금감원 출신 감사를 비금감원 출신으로 교체했다. 이트레이트증권은 상근 감사를 뽑지 않고 대신 비상근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아직 차기 감사를 결정짓지 못한 대다수 증권사도 금감원 출신 감사를 재선임할 가능성이 크다.

보험업계도 금감원 출신 상근 감사를 재선임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다음 달 주총에서 감사 임기가 만료되는 생명보험사 가운데 신한·흥국·알리안츠·PCA생명 등 4개사에서는 감독원 출신 인사가 감사직을 맡아 왔다. 이 중 이미 한 차례 연임한 신한생명을 빼고 나머지 3개사에서는 감사 연임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기존 감사의 연임 문제에는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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