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파김치’ 됐지만 … 5언더파로 1타 차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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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가 SK텔레콤오픈 첫날 제주의 강한 바람 속에서도 6개의 버디를 낚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경주는 지난 13일 시작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하루도 쉬지 않고 7일째 강행군을 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역시 ‘탱크’는 강했다. 최경주(41·SK텔레콤)가 19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첫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5언더파(버디 6, 보기 1개) 67타를 쳐 1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다.

커다란 대회에서 우승하고 나면 한동안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우승 경쟁을 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진을 빼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사정이 더 좋지 않았다. 악천후 때문에 그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32홀을 돌아야 했다. 쉬지도 못하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타야 했고, 돌아와서는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많은 인터뷰와 행사로 쉴 시간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최경주는 이런 상식을 거부했다. 제주에 몰아친 강한 바람도, 동반 경기자인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 김비오(21·넥슨)의 장타도 최경주의 뚝심을 꺾을 수 없었다. 최경주는 젊은 후배 배상문(이븐파 22위)에게는 5타를, PGA 투어 멤버인 김비오(2오버파 48위)에게는 7타를 앞섰다.

 최경주는 초반 몸이 풀리지 않은 듯했다. 2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너머 해저드 지역에 떨어져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4번 홀(파5)을 시작으로 이후 6개의 버디를 잡았다. 특히 파 5홀에서 3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거리가 아니라 쇼트게임과 전략으로 파5에서 뛰어난 성적을 냈다. 10번 홀(파5)에서는 그린 앞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 바로 앞에서 멈추는 바람에 아깝게 이글을 놓치기도 했다. 최경주를 추격한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2언더파로 선전했고 장타왕 김대현(23·하이트)은 이븐파로 맥을 못 췄다.

 선두는 6언더파를 친 안드레 스톨츠(호주)다. 올해 41세로 2004년 PGA 투어 미셸린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2005년에 손목 부상으로 은퇴했다가 이후 재기에 성공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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