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학생, 은밀한 메시지 어떻게 보내나 봤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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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학생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은어로 대화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점차 강화되고 있는 성범죄 감시 체계를 피하기 위해서다.

18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18세 미만 여학생의 성범죄 피해 사건을 분석한 결과 은어를 사용한 횟수는 14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해 상반기와 비교해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경찰청은 “불건전한 채팅(대화창)을 통해 여학생들이 성폭행이나 아동성매매를 당한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 이용약관은 타인과의 대화에서 주소ㆍ전화번호ㆍ이메일 등의 기재를 금지하고 있다. 각 기업은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신상에 대한 메시지는 자동으로 제거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또 감시 인원을 늘려 부적절한 정보를 교환하지 못하도록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연락처를 주고 받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적발이 강화될수록 은어를 통한 대화는 증가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휴대폰 번호를 알려줄 땐 휴대폰 자판에 기재된 가타가나를 차용해 숫자를 표기한다. ‘090 1234 56××’는 ‘わらわ あかさた なは××’로 쓴다는 것이다. 개인 메일 주소를 적을 땐 아이디와 이동통신사를 표기해야 하는데 소프트뱅크는 ‘부드러운 은행’, NTT도코모는 본사 캐릭터인 버섯 이모티콘을 쓴다. 경찰청은 “최근 이 같은 은어로 감시를 피하는 사례가 있으니 철저한 모니터링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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