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스턴 MIT 교수 기조 연설] “조직화·재정 지원이 정부가 할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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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부가 선호하는 클러스터나 기업을 뽑아서는 안 됩니다. 보조금을 주거나 경쟁을 왜곡해서도 안 되지요.”

 혁신과 클러스터 전문가인 스콧 스턴(Scott Stern·사진) MIT 경영대학원(슬론 스쿨) 교수는 1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5회 국제 혁신클러스터 콘퍼런스에서 ‘클러스터와 지역경제 발전’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클러스터 발전을 위해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로는 지금 현존하거나 태생기에 있는 모든 클러스터를 지원하고 클러스터에 정보가 잘 모이고 확산되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했다. 정부가 해도 되는(may) 일로는 첫 단추를 꿰고 조직하는 일(initiate/convene)과 재정 공동 지원(co-finance)을 꼽았다.

 스턴 교수는 클러스터를 “특정 분야에서 공통성과 보완성이 있는 기업과 연구·교육·지원기관들이 지리적으로 몰려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의 혁신역량을 잘 활용하면 클러스터가 지역경제를 이끄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호주의 와인산업과 미국 MIT대 주변의 생명공학 단지가 클러스터를 잘 활용한 사례라고 했다.

 호주 와인 클러스터의 경우 와인생산자연합, 와인수출위원회, 와인 연구개발(R&D) 조직, 와인산업 교육훈련기관 등이 협력해 세계 시장에서 호주 와인의 위상을 한껏 높일 수 있었다. 스턴 교수는 강력한 클러스터 안에 있는 산업이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도 주도하고 했다고 분석했다.

 스탠퍼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스턴 교수는 MIT 경영대학원에서 기술, 혁신, 기업가정신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2005년 기업가정신 분야의 탁월한 연구실적을 낸 공로를 인정받아 카우프만 상을 받았다. 전미경제위원회(NBER)의 혁신정책그룹에도 참여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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