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앙의 신 바로 알아야 종교 간 평화 열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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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호 16면

신과 신을 비교하면 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까. ‘그렇다’는 답에 비교신학의 존재 의의가 있다. 하버드대 신학대 프랜시스 클루니(Francis Clooney) 교수를 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클루니 교수는 힌두교 전문가로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센터 소장이기도 하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神들을 만나게 하는 비교신학 하버드대 프랜시스 클루니 교수

-다른 종교에 대해 알 필요가 있나.
“그렇다. 자신의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접근할 수 없다. 오늘의 세계에서 다른 종교에 대해 배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다보면 개종도 한다.
“신앙의 자유를 감안하면 개종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다른 종교에 대해 알아보지 못하게 하자는 것은 무지가 최고의 보호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기독교인이 불교로 개종한다면 기독교의 신은 분노할 것인가 이해할 것인가.
“기독교의 신은 자비와 이해의 신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신앙의 여정이 있다. 불교로 갔다 되돌아 올 수도 있다. 기독교를 떠난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거나 지옥으로 간다고 단정할 수 없다.”

-모든 종교들이 동의하는 신의 개념에 도달할 수 있는가.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기독교·이슬람·유대교와 힌두교 일부 등 절대자를 믿는 종교들끼리는 70~80% 정도 신에 대한 이해를 공유한다고 본다. 창조주·전지전능·구원 등은 종교의 경계를 초월한다.

-종교 간 평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자신의 종교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극복해야 한다. 평화, 가정의 안녕, 일자리, 올바른 정치 등 종교가 달라도 함께 추구해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종교의 차이가 분열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

-신도수를 늘리는 측면에서 다른 종교보다 ‘경쟁력 있는’ 종교가 있다.
“선교가 경쟁적이 되면 게임이나 비즈니스처럼 돼 버린다. 우리 종교의 신자수가 많으니 당신 종교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유대교의 경우 신자수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유대교가 덜 중요한 종교인 것은 아니다.”

-신이 인간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각 종교 전통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을 알고, 신에 순종하고, 신을 사랑하는 것을 신은 바란다. 또한 서로 보살피고, 이웃을 사랑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도 대부분 종교 전통이 부과하는 의무다. 이 세상은 잠깐 지나가는 장소라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방문객으로 여기 와 있다.”

-신이나 종교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적대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선 자신의 체험 때문에 종교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로 적대적인 사람들을 종교는 매우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 종교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종교에 적대적이라기보다 사회에서 평등한 공간을 요구하는 사람들이다. 종교인들은 그들의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 일부 무신론자들은 종교인들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무신론을 전파한다. 그들을 적으로 삼을 필요는 없으나 종교인들은 그들에게 자신의 신앙을 적극적으로 변론해야 한다. 전체주의는 종교의 적이다. 역사적으로 그들은 종교를 적으로 간주했다.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지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종교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종교의 적이라기보다는 경청할 만한 견해를 제시하는 사람들이다.”

-신은 왜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 확실하게 자신을 믿게 하지 않는가.
“신은 믿음의 길을 제시하지만 인간이 최선을 다해 자신을 만나기를 바란다. 지력이나 자유의지와 같이 인간에게 준 선물을 사용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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