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고해성사'…신앙고백 웹사이트 개설

중앙일보

입력

"죄 많은 사람들은 다 사이버 공간의 고해성사실로 오라" 죄 지은 사람이면 누구나 성당을 직접 찾지 않고도 인터넷상의 신앙고백실을 방문, 자신이 지은 죄의 내용을 E-메일로 보내면 즉시 하느님의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길이 곧 열릴지도 모른다.

유럽의 프리미어 크리스찬 라디오방송은 인터넷에 신앙고백을 위한 웹사이트를 개설, 비밀이 철저히 보장된 가운데 신자들이 참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영국의 텔리그라프지가 20일 보도했다.

''참회자''라는 이름으로 곧 개설될 웹사이트는 "이 공간은 당신과 하느님을 직접 연결시켜 주며, 당신의 프라이버시는 철저히 보장됩니다"라는 안내문구로 신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웹사이트에는 또 성경 인용문이 올려져 있고 구름과 해바라기, 나뭇잎 등의 배경도 깔려 있어 이곳을 찾는 ''죄지은 신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이 지은 죄를 고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물론 신자가 고백을 하는 동안 통상 성당의 고해성사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신부와의 의사교환은 없을 뿐 아니라 키보드로 어떤 죄를 고백하건 일단 고해절차가 끝나면 고백내용이 자동적으로 삭제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신자들의 고백내용이 컴퓨터 기억장치에 보관되거나 인터넷을 통해 다른 네티즌에게 전송되지도 않는다.

사이버 참회공간이 성당의 신부와 다른 점은 또 신자들에게 어떤한 속죄 절차도 요구하지 않고 보속한다는 사실이다.

크리스찬 라디오방송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바티칸 교황청측은 "가톨릭 신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참회를 신앙고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고해성사는 전화나 E-메일, 대리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신부와의 면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교리를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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