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부산지역 대학 학부제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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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적성에 맞는 전공 및 학과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광역모집단위제가 취업에 유리한 일부 인기학과에만 학생들을 몰리게 하고 지원자가 적은 학문을 황폐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2학년으로 올라가는 부산대 건축·도시공학군 학생들은 최근 학교측이 성적순으로 학과를 배정하자 집단적으로 2학년 1학기 수강신청을 취소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학교측은 희망학과 신청접수 결과 1학년 재학생 72명중 70명이 건축공학과를 지원하자 성적순으로 건축공학과에 41명, 도시공학과에 31명을 강제 배정키로 19일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입시요강에 '자유로운 학과선택'이라고 소개됐지 성적순으로 학과가 나뉜다는 설명은 없었다"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학과에 배정하지 않으면 등록금납부 거부와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대책위를 구성하고 제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부산대 응용기계산업공학과군과 경영학부 학생들도 학교측이 성적에 따라 전공학과를 일방적으로 배정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전 학부의 학내문제로 치솟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경쟁력 있는 학과를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부제가 관련 학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학부 구성과정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는데다 학생들이 특정학과에만 지원하려는 경향이 뚜렷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경대 경성대 동의대 동서대 등 학부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학들도 이 같은 문제에 부딪쳐 학생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안병현 인터넷 명예기자 <fresh77@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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