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NBA에 새 라이벌 탄생

중앙일보

입력

NBA에 새로운 라이벌이 탄생했다.

80년대의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 90년대의 시카고 불스와 뉴욕 닉스에 이어 2천년대의 새로운 맞수는 터론토 랩터스와 밀워키 벅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 동안 있었던 양팀간의 홈-앤-홈 대결은 그러한 조짐을 보였다. 양팀은 2경기에서 무려 106개의 파울을 범했으며 이로 인해 3명이 피를 흘리는 싸움까지 일어났다.

또한 3명이 퇴장을 당했고 갖가지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물론 싸움이 일어난다고 라이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2경기를 지켜본 팬들이라면 그 분위기가 역대 어느 라이벌전보다 '화끈했다'고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랩터스의 '난장이 가드' 먹시 보욱스는 "우린 라이벌 관계가 될 지도 모른다. 지금 동료들은 벌써부터 벅스와의 다음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팀의 다음 대결은 2월5일 밀워키에서 열린다. 벅스와 랩터스는 센트럴 디비전에서 각각 3,4위에 올라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팀이다. 양팀은 젊은 스타들이 즐비하다. 빈스 카터-트레이시 맥그래이디 콤비의 랩터스와 레이 앨런-글렌 로빈슨-샘 커셀 트리오가 이끄는 벅스는 젊은 스타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충분한 라인업이다.

이번 라이벌 관계는 미국 올림픽 대표팀 선정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벅스의 레이 앨런이 '드림팀 합류가 꿈이었던' 카터를 제치고 드림팀에 선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카터는 지난 14일 홈에서 열린 벅스전에서 무려 47점을 퍼부으며 팀을 115-110으로 승리로 이끌면서 '내가 바로 진정한 드림팀 멤버' 라고 무언의 항의를 한 바 있다. 언론들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에 질세라 앨런도 16일 경기에서 33점을 기록하며 벅스에 113대97의 승리를 안겨줬다.

라이벌전에 흔히 일어나는 것 처럼 이 두경기에서 벅스의 J.R. 리드와 랩터스의 앤토니오 데이비스는 싸움을 벌였고 랩터스의 찰스 오클리는 비신사적 행동으로 퇴장을 당했다.

감독들간에도 묘한 앙금이 생겼다. 랩터스의 부치 카터 감독은 벅스의 조지 칼 감독에 못마땅해했다. 카터 감독은 칼 감독이 14일 경기후 "랩터스가 치사한 플레이를 펼쳤다"고 비난한데 대해 "웃기는 소리"라며 반격을 가했다.

리그에서 알아주는 터프가이인 J.R. 리드 vs 오클리간의 관계부터 시작, 미래 NBA의 주역이될 앨런-카터간의 대결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양팀의 라이벌 관계는 주목해볼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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