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 "세종시 분양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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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분양가가 3.3㎡당 평균 800만원은 돼야 손해를 안 보는데 이 가격에 분양이 될지 확신이 안 섭니다.”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 아파트 용지를 갖고 있는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종시에 아파트 용지를 갖고 있는 대림산업·현대건설 등 7개 건설사는 내달 2일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 여부를 알려줘야 한다.

LH가 이달 중순 내달 2일까지 분양 여부를 결정해 알려달라는 최후통첩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 7개 업체들은 그동안 땅값 인하, 연체로 탕감 등을 주장하며 아파트 분양을 계속 미뤄왔다.

LH는 그러나 더는 민간업체들의 분양을 미룰 경우 세종시 입주 때 주택난이 예상된다며 건설사에 최후통첩했다.

“사업성은 없는데 정부·LH 눈치도 봐야 하고”

세종시에 아파트 용지를 갖고 있는 업체는 모두 10곳. 이 가운데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극동건설이 올해 초 분양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10월께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롯데건설·두산건설·효성건설·금호산업·대림산업·현대건설·삼성물산은 여전히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분양을 미루고 있는 것은 사업성이 없기 때문.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무르익었다. 지난해 LH가 세종시 첫마을에서 분양한 퍼스트프라임에는 분양가에 3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형성되는 등 투자 열기가 뜨겁다. 문제는 분양가다.

건설사들은 땅값 등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3.3㎡당 800만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택지 분양가에 공사비 등을 더한 것이다.

그러나 퍼스트프라임은 3.3㎡당 평균 650만원대에 나왔다. 웃돈을 감안한다고 해도 3.3㎡당 700만원 수준에 머문다. 따라서 민영주택이 3.3㎡당 800만원에 나올 경우 분양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퍼스트프라임이 분양에 성공했지만 공공주택에 비해 민영주택의 택지비가 과했던 터라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LH에 택지비 인하, 연체이자 탕감, 주택형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 수용될 지는 알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건설업체들이 분양을 하지 않겠다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솔직히 사업성만 놓고 보면 세종시에서 발을 빼는 게 맞다”며 “그러나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정부와 LH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입장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LH는 5월2일까지 분양 의사가 없는 업체는 계약을 해지하고, 분양 의사가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의 주거 문제를 하루빨리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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