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동의 중국통신] 갑조리그 우승, 한국 기사들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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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3라운드를 치른 2005 중국 갑조리그에서 구이저우(貴州) 해속정팀이 승점 5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구이저우팀은 바로 이세돌 9단과 목진석 9단이 몸을 담고 있는 팀이다.

그 뒤로 김승준 9단의 우한(武漢)팀과 을조리그에서 승격한 신생 다롄(大連)팀이 승점 4.5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인 상하이(上海)팀은 4위(승점 4)이고 중국리그에서 5연패의 신화를 이룬 충칭(重慶)팀은 7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은 초반전이지만 지난해 준우승을 거둔 베이징(北京) 신흥팀이 총 12팀 중 11위로 처지는 등 지각 변동의 조짐이 일고 있다.

한국 기사들은 지난해보다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용병으로 나선 한국 기사들은 승리했을 때와 패배했을 때의 대국료 차이가 많기 때문에 팀 성적 못지않게 개인 성적도 중요하다. 특히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세돌 9단은 명예 회복을 선언하고 자진해서 중국리그에 나선 터라 누구보다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악문 이세돌은 2라운드에서 구이저우팀의 주장으로 출전, 상하이 팀 주장 창하오(常昊) 9단을 꺾으며 순조로운 첫발을 내디뎠다. 김승준 9단도 2전 2승, 산둥(山東)팀의 홍민표4단도 첫 승점을 올렸다. 한국 기사 중 가장 많은 대국(14라운드)을 소화하기로 한 목진석 9단은 1승 1패.

그러나 2라운드에서 쓰촨(四川)팀의 주장 조훈현 9단은 우한팀에서 갑자기 주장으로 내세운 신예 리저(李哲) 3단에게 패배했다. 우한팀은 주축인 마샤오춘(馬曉春) 9단을 뒤로 돌리고 모험을 걸어 성공한 것이지만 조 9단에겐 더욱 쓰라린 신고식이 되고 말았다.

중국리그는 올해부터 2 대 2로 비기더라도 주장전에서 이긴 팀에 승점을 더 주고 있어 조훈현.이세돌의 활약이 좀 더 중요해졌다. 조 9단은 21일 상하이팀과 맞서는데 쓰촨팀 관계자는 조 9단 대신 천재 소년 구링이(高靈益) 2단에게 주장을 맡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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