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긴 조정…개별종목장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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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길잡이 역할을 해오던 정보통신 관련 주식들이 최근 폭락하자 그 뒤를 따르던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심지어 전문가들조차 정보통신 관련 주식에 대한 평가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아예 길잡이를 실적주로 바꾸자" 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어쨌든 침체된 증시 분위기가 바뀔만한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국내 증시 침체의 신호탄 역할을 했던 미 다우지수가 지난 주말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나스닥 시장 역시 14일 하룻새 100포인트 넘게 올랐지만 국내증시에 어떻게 반영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거래소 시장의 경우는 930선, 코스닥 시장은 지수 200선을 지키겠다는 심리가 확산되는 느낌이다.

결국 앞으로 지수가 큰폭으로 더 떨어지기 보다는 오랫동안 조정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런만큼 주초에 주가가 조금 오른다고 해도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조정기간에 대해서는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2~3개월 이상으로 전망하는 견해도 있다.

무엇보다 2월 8일 대우채 편입펀드의 환매에 대비해 투신사로부터 쏟아져 나올 물량이 부담스럽다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에는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낮지만 지난해 7월 이후 주가상승으로 돈을 챙긴 사람(우리사주 등 포함)들의 손바뀜이 한번은 마무리돼야 한다. 또 정보통신 관련주들에 대한 재평가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

조정기간중에는 때늦은 감이 있더라도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려운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최근 주가가 급락할 때 인터넷 관련 주식이 크게 떨어진 반면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가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 우량주도 그 대상이 될수 있다

과거 골드러시 시절에 돈을 번사람은 금을 캐러간 사람이 아니고 그들을 대상으로 장사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조정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도주가 없는 가운데 개별 종목들이 재료에 따라 활개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증시주변에 머무르는 돈이 많은 만큼 인수.합병(M&A)설도 고개를 들 것이고 신기술 개발설 등도 개별종목 장세를 부추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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