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별로 수수료 차등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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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BC카드간 수수료 분쟁을 계기로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부과 체계가 기존의 업종 단위에서 가맹점 단위로 바뀔 전망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매출액과 수익기여도에 따라 가맹점별로 수수료율을 달리하는 슬라이딩시스템 대상 가맹점을 현재의 대형백화점, 항공사, 호텔 등에서 카드매출이 많은 우량 가맹점 위주로 적극 늘리고 차등폭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BC카드는 가맹점 수수료를 업종별로 1.5∼5.0%로 정해 동일업종에 대해서는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으나 슬라이딩시스템이 확대되면 같은 업종이라도 카드매출액과 수익기여도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 가맹점이 늘게 된다.

BC카드는 또 모든 가맹점을 대상으로 대금지급기일 연장옵션을 달아 3∼4일내 매출대금 지급을 원하는 가맹점에는 표준수수료를, 대금지급 연장을 원하는 가맹점에는 연장일수 만큼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방식을 이른 시일내 도입할 계획이다.

BC카드는 그러나 백화점 등이 참여한 수수료 인하 공동대책위와 구성한 상설협의기구에서는 앞서의 인하 약속에 따라 우선 160여개 업종에 현재 적용중인 단일수수료율을 기본적으로 낮춘다는 입장아래 업종별 인하폭을 협의하고 백화점에 대해선슬라이딩시스템의 차등폭 확대를 통한 추가 인하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BC카드 관계자는“업종별 단일수수료 인하에 이어 슬라이딩시스템 확대, 대금지급기일 연장, 가맹점별 스코어링시스템 도입 등이 계획대로 실시되면 가맹점별 수수료 부과 방식 위주로 수수료 체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점유율이 40%를 넘는 BC카드가 이같은 방식으로 수수료 체계를 바꾸게 되면 중복가맹점이 많은 현재의 상황으로 미뤄 가맹점 중심의 수수료 체계가 전체 카드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백화점, 주유소협회, 관광협회, 서울YMCA, BC카드 등은 14일부터 상설협의기구를 통해 수수료 인하폭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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