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퀄컴사, 'CDMA기술 로열티는 적정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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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적용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퀄컴사는 한국업체와의 로열티 문제에 대해 현재의 로열티는 적정선이라고 밝혀 이를 낮출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퀄컴사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은 12일(현지시간) 퀄컴 본사(샌디에이고) 부근 윈담 가든호텔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세계 60여개 업체와 체결한 로열티는 공정하게 책정했으며 한국언론에서 로열티 수준이 너무 높다는 의견이 있으나 소비자들에게 압박을 가할만큼 높지 않으며 현재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로운 (CDMA 관련) 장비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적정한 안배를 통해 로열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제공되는 신기술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새롭게 적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한국의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진행중인 로열티 분쟁을 먼저 해결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양쪽에서 노력을 통해 합의점을 모색하려 했으나 공개되는 바람에 정치문제로 까지 비화돼 중재에 이르게 됐다"면서 "어떤 결정이든 양측이 수용할수 있는 결과가 빨리 나오기를 바란다"고 대답해 앞으로 수개월내에 결정될 국제상공회의소의 중재결과에 따를 것임을 비췄다.

이에 따라 ETRI와 퀄컴사간의 로열티 분쟁은 국제상공회의소의 중재 결정에 맡게지게 됐다.

앞서 ETRI측은 PCS(개인휴대통신)가 주파수만 다를뿐 CDMA셀룰러 기술과 같다면서 따라서 퀄컴측은 양측간에 체결한 CDMA 공동개발계약서에 따라 PCS 장비제조업체로 부터 받는 로열티의 20%를 ETRI측에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퀄컴측은 PCS와 셀룰러 기술은 다르다면서 이를 거부, ETRI에 의해 98년 10월 국제상공회의소에 중재신청이 제기되어 있는 상태다.

퀄컴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사업자 선정 및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한국업체와의 로열티문제는 또한번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동전화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퀄컴이 한국업체들로 부터 거둬들인 로열티는 5억달러에 이르고 있고 국내 단말기메이커가 퀄컴으로 부터 사들인 CDMA칩은 98년말까지 9억달러어치에 달한다.

최근 한국통신프리텔(016)에 2억달러규모를 투자한 퀄컴사의 제이콥스 회장은 "한통프리텔에 투자를 했으나 다른 업체들과도 협력관계를 갖고 싶다"면서 "한국업체들이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한국은 물론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관계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로열티 협상이 일방적인 과정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하고 퀄컴이 과거 10여년동안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노력해 왔고 한국기업들도 많은 수출물량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서로 윈-윈 관계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미 캘리포니아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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