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 “일본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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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총재

일본은행(BOJ)이 올해 경기 전망을 낮출 듯하다. 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전망치 하향은 일본은행의 내부 컨센서스다. 공식적인 결정은 아니다. 동일본 대지진 때문이다. 새 전망치 0.8%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내놓은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다. 일본 민간 연구단체들이 내놓은 전망치(0.4%)보다는 높다.

 지난 22일엔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62) 일본은행 총재가 이미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그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태 때문에 올 상반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총재가 성장 전망을, 그것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밝히기는 아주 드문 일이다.

 시라카와는 대지진과 방사능 사태를 ‘심각한 공급 충격’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빚어진 가장 큰 문제는 소비 감소가 아니라 생산 중단”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생산이 수요를 따라주지 못한 게 큰일”이라며 “부품 공급 시스템이 되살아나면 일본 경제가 예전의 성장 궤도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일본은행이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등을 결정한다. 3월 11일 대지진 사흘 뒤인 14일에 정책회의가 열리기는 했다. 28일 열릴 회의는 대지진 충격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 시간이 흐른 뒤 처음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인 셈이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는 현재 0.1%다. 일본은행은 2008년 12월 0.3%에서 0.1%로 낮춘 이후 약 2년5개월 동안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낮출 순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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