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말리, 그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70년대초 영미 팝계에 자메이카 토속음악 레게를 처음 소개, 세계적 인기장르로 띄운 장본인이다.

레게는 뒷쪽에 비트가 있는 미드템포 춤곡(쿵짝쿵짝이 아닌 짝쿵짝쿵)으로, 경쾌하고도 긴장된 리듬 속에 흑인들의 한을 녹인 역설의 음악이다.

말리는 절절한 음색과 환상적인 리듬 감각으로 레게의 진수를 선보였다. 또 가사 속에는 자메이카 흑인들의 궁핍한 생활상과 그 원인 제공자인 서구 자본주의의 억압을 폭로함으로써 레게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웠다.

에릭 클랩턴.폴 사이몬.이글스 등 영.미 팝스타들이 앞다퉈 말리의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레게를 자신들의 레퍼토리로 채택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로린 힐도 말리에 반해 음악을 시작했고 결국 그의 아들과 결혼했다.

"말리의 노래를 들으면 그 옛날 슬퍼도 희망을 찾으려 달려가던 때가 기억나 울음을 참을 수 없다" 19년전 세상 떠난 말리를 지금도 잊지못하는 자메이카 사람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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