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주택은행 인수시 팀 떠나겠다'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부산 대우 선수들이 팀이 주택은행으로 넘어갈 경우 팀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일은행 등 채권단의 지원 약속을 받고 거제도에서 동계훈련중인 안정환과 신범철, 이장관, 우성용, 마니치 등은 9일 "대우축구단이 소문대로 주택은행으로 넘어갈 경우 즉시 이적하겠다"며 집단 반발, 주택은행의 인수작업에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김정세 대우축구단 사무국장은 "안정환 등 주전 상당수가 주택은행으로 갈 바에야 아예 다른 팀으로 이적을 선택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8년 은행사정으로 팀을 해체했던 주택은행이 뒤늦게 프로팀을 인수할 경우 법인성격상 아마추어식 경영이 불가피,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것이 뻔한 만큼 더이상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선수들의 주장.

새해 연봉 2억5천만원을 웃도는 대우를 보장받았던 '99프로리그 최우수선수(MVP)안정환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팀에 남으려 했으나 주택은행이 인수한다면 미련은 없다. 스페인리그 등 몇몇 클럽에서 제의가 온 이상 해외진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고용병 마니치도 이적시켜줄 것을 요청했고 골키퍼 신범철과 미드필더 이장관,우성용도 "더 이상 팀에 남지않겠다"고 동요, 정부와 주택은행 등이 물밑 협상에서 거론된 전격적인 대우축구단 처리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선수들은 김태수 전 아주대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는 등 팀을 정비한지 1개월도 안돼 주택은행이 인수를 전제, 단장과 감독후보를 미리 공개하는 등 당초
▶ 대우자동차로 전환
▶ 독립법인으로 '홀로서기'
등 대안과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안정환 등 선수들의 움직임에 대해 전북 현대, 전남 드래곤즈 등도 군침을 흘리고 있어 자칫 주택은행은 '빈껍데기' 부산 대우를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종복 부산 대우 단장은 이에 대해 "한빛은행 등 다른 채권단의 반발이 커 속단할 수 없지만 누가 인수하더라도 기존 계약은 모두 인정돼야 한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투자 등 프로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이 팀을 맡아야 국내 리그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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