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상용보다 임시·일용직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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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경기상황에 따라 근로자수를 보다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용형태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기순환에 대한 고용의 반응과 최근의 고용회복'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중 주당 36시간 미만 근로자 비중은 96∼97년중 6∼7%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 수준까지 상승했다.

연도별로 보면 96년 6.2%에서 97년 7.3%, 98년 9.3%, 99년 1∼10월 10.4%로 높아지고 있다. 99년의 경우 1분기 12.6%로 최고를 기록했고 2분기는 9.5%, 3분기는 10%였다.

이에 반해 36시간 이상 근로자 비중은 96년 93.1%에서 97년 91.8%, 98년 89.5%,99년 1∼10월 88.4%로 떨어졌다.

한은은 “최근들어 기업들의 신규 고용수요가 상용보다 임시.일용직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기업들은 99년들어 경기가 좋아지면서 인력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2∼3분기중 상용직을 1만명정도 늘리는데 그친 반면 임시.일용직을 83만명이나 추가로 고용했다.

이처럼 상용근로자는 매우 적게 늘어나고 임시.일용직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현상은 과거 경기순환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경기가 상승할 때 고용이 빠르게 늘어나지만 부정적인 충격이 발생하면 과거보다 쉽게 고용사정이 나빠질 수 있음을 뜻한다.

한은 장광수 조사역은 “따라서 경기가 하락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고용불안을 줄이고 높은 수준인 실업률이 장기적으로 고착되지 않도록 안정성장을 지향해 경기변동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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