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분야에서도 '프로 리그' 가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나 축구처럼 컴퓨터 게임 분야에서도 ''프로 리그'' 가 생긴다.

게임업체인 ''배틀탑'' 과 인터넷 업체들은 오는 13일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협의회'' 를 출범시키기로 4일 합의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스포츠의 정규 리그와 비슷한 형태의 ''게임리그'' 를 조직해 가상공간에서 게이머들이 격돌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네띠앙 등 13개 인터넷 업체가 ''게임 구단'' 으로 등록을 마쳤다. 또 지난해 12월 31일 모 게임대회에서 32강에 들었던 게이머들중 1차로 10명이 ''프로 선수'' 로 선발됐다. 이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다.

각 게임 구단은 2월말까지 2, 3차 선발과정을 통해 게임 선수들을 추가로 선발한 뒤 3월부터 올해 말까지 네차례의 인터넷 게임 리그를 진행한다. 게임종목은 ''스타크래프트'' 와 ''FIFA99'' 다.

각 리그의 우승자는 프로야구의 코리안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연말에 ''챔피언 결정전'' 을 거쳐 최종 승리자를 뽑는다.

모든 게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빌딩 지하 인터넷게임 전용구장에서 진행되며, 케이블 TV 등을 통해 중계방송될 예정이다.

게이머들의 연봉은 아직까지 구단과 가계약을 하고 있어 확정되지 않았지만 구단별로 연봉 1천2백만원선을 잠정적으로 결정해 놓았다.

배틀탑 관계자는 "여기에 우수선수의 경우 계약금이 추가되고 1천만원이 넘는 각 대회 우승상금을 구단과 반반씩 나눈다면 한해 수입이 1억원이 넘는 게이머도 나올 수 있다" 고 말했다.

프로 게이머들에게 특례입학 자격을 주고 있는 청강문화산업대 컴퓨터게임학과 주정규(朱楨圭)교수는 "인터넷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21세기 문화산업의 첨병" 이라며 "게임 리그의 탄생으로 게이머들이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고 이 직업에 전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고 평가했다.

그러나 ''컴퓨터프로게임대회의 출범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고생 자녀를 둔 주부 鄭모(44)씨는 "가뜩이나 게임에 빠져 학교공부를 소홀히 하는 애들에게 허황된 꿈만 심어주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틀탑측은 "한국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고 게이머도 전문직종이라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분명히 인식시키기 위해 프로 게임리그를 만들게 됐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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