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정주호사장, '현대 부분인수 부적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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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호 대우자동차 사장은 4일 "대우자동차의 일부만을 따로 떼어내 처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혀 현대자동차의 대우폴란드 FSO공장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정 사장은 이날 오후 대우차 군산공장에서 미니밴 신차 레조 언론품평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구체적인 매각방식에 관해서는 앞으로 채권금융기관과 협의해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어 "공개입찰로 갈 경우 시간이 너무 걸리고 제한입찰로 가면 투명하지 못다는 점에서 일장일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신속하고도 신중한 매각 방식을 취하려면 채권단과 추가로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언급, 이미 채권단이 발표한 제한입찰의 구체적 범위를 협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사장은 응찰예상 기업 숫자를 묻는 질문에 "자격이 있더라도 응찰할 뜻이 있는지 의사타진을 한 적이 없다"며 "의향서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윤곽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정 사장은 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의 수의계약 가능성에 대해 "모두가 입찰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한 뒤 "지난 98년 GM과의 매각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사장은 이와함께 "국내에서는 현대와 대우라는 자동차 회사가 경쟁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재 세계 자동차업계가 연간 400만대 생산 목표와 함께 새 연료 시스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새로운 경영전락을 갖고 기존의 시각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최근 노조의 구조조정 반대 움직임에 대해 "그동안 경영진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대우의 워크아웃 플랜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 내부에서 고용불안이 야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금명간 채권단과 대우자동차가 양해각서(MOU)를 맺고 워크아웃 플랜이 집행에 들어간다면 고용불안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조만간 대우자동차의 신임 회장이 채권단에 의해 선임될 것이고 이르면 금주말이나 내주초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며 "최대한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달 들어 6개월 짜리 어음이 만기가 도래하는 등 자금사정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특히 공장 가동이 중지되면 부정적인 여파가 크기 때문에 채권단이 대응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사장은 올해 대우자동차의 생산목표를 내수 33만대,수출 82만대 등 모두 115만대, 매출 예상규모를 8조5천억원 이상으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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