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봉수기자의 증시레이더] 외국인 동향 예의주시 시장흐름 맞춰 투자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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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흐름 하루 농사의 성패는 아침에 달려있고 한해 농사는 정월 초하룻날이 좌우한다는 옛말이 있다. 시작의 중요함을 일컫는 말이다.

주식시장에도 이 말은 상당부분 적용되는 것 같다. 1990년대들어 지난 해까지 90년과 97년을 빼면 개장일 지수가 오른 해에는 연초대비 연말지수도 올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개장일에 지수가 많이 올랐던 해는 연초대비 지수상승률도 그만큼 컸고 개장일 많이 오른 종목들의 한해 주가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오늘은 새 천년의 첫 주식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오늘 증시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또한 오늘 시장의 움직임은 올해 주식시장에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올해 증시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오늘 종합주가지수에 총체적인 지표로 나타날 것이다. 외국인들의 투자행태도 큰 관심거리다.

주가지수가 이미 1, 000이 넘은 현 시점에서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사들인다면 이는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부쩍 강해졌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팔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상황은 좀 다르다. 더구나 기관투자가들이 아직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시장현실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하면 조만간 주가는 큰폭으로 떨어질 소지도 있다.

또 하나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개별종목들의 주가등락이다. 그동안 소외됐던 우량주들이 동반상승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연말 극심했던 일부 종목 위주의 주가차별화 양상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증시 주변환경을 볼 때 이번주 증시는 호재가 악재보다 많은 편이다.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행진이 대표적인 호재로 꼽힌다. 또 지난해 연말에 비해 수급사정도 상당히 호전된 상태다. 한마디로 주가가 오를 분위기는 갖춰진 셈이다.

새 천년 첫 증시를 맞아 투자자들에게 한가지 꼭 권유하고 싶은게 있다. 시장의 흐름을 따라 투자전략을 결정하라는 것이다. 주가차별화가 심화되면 인기종목을 따라 잡을 일이고 간접투자가 주류를 이루는 추세로 바뀌면 수익증권.뮤추얼펀드 투자로 투자전략을 바꾸도록 조언하고싶다.어차피 주식투자는 미인선발대회와 비슷하다. 시대에 따라 미인의 기준은 바뀌게 마련이며 지난해 이후 주식시장에서 테마는 더욱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급속히 바뀌는 시장기류를 앞서 감지할 능력이 없다면 대세를 좇는 것이 차선책이다. 새해엔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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