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마음적’ 말고 ‘마음으로’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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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가급적/국가적/문화적/비교적/일반적’ 등처럼 ‘~적’이 들어간 단어가 많이 쓰인다. ‘~적(的)’은 본래 ‘~의’ 뜻으로 쓰이는 중국어 토씨로,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일본에선 메이지(1867~1912) 시대에 영어의 ‘-tic’을 번역하면서 ‘~적’이란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로는 ‘~식(式)’이나 ‘~성(性)’ 대신 ‘~적’이 많이 쓰이게 됐다.

 우리나라에선 개화기 글에서 ‘~적’의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이렇게 해서 ‘~적’은 이제 우리말의 일부분이 됐다. 문제는 마구 씀으로써 어색한 말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한국적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에서는 ‘~적’이 불필요하게 쓰였다. “한국(의)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로 해야 한다. “장난적인 답변은 사양합니다”에서는 ‘장난스러운 답변’이 어울린다. 우리말에는 ‘~의’ ‘~스러운’ 등 다양한 조사와 어미가 있기 때문에 ‘적’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특히 ‘마음적으로’라는 말을 즐겨 쓰고 있다. “마음적으로 고생이 많았다” “마음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가 이런 예다. 하지만 ‘~적’이 한자어여서 순우리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마음 고생이 많았다”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등이 정상적 표현이다. ‘몸적으로’도 ‘몸으로’또는 ‘육체적으로’ 라고 해야 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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