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1300억원 통 큰 나눔에 일본 네티즌 “놀랍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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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53·사진) 소프트뱅크 사장이 동일본 대지진 의연금으로 100억 엔(약 1300억 원)을 쾌척했다. 손 사장의 기부액은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유니클로 회장이 기부한 의연금 10억 엔(약 130억 원)의 10배가 되는 최고액이다. 기부금은 일본적십자 외에 시민단체 등을 통해 기부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3일 “의연금 100억 엔과 함께 올해부터 은퇴할 때까지 매년 발생하는 소프트뱅크 그룹 임원 보수 전액을 일본적십자사와 붉은깃털(赤い羽根) 공동모금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9년도 손 사장의 임원 보수는 1억8000만 엔(약 22억여 원)이었다. 손 사장은 “이 돈이 재해 고아 등의 지원에 쓰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손 사장은 재난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에게 휴대전화를 무상으로 대여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통신요금을 전액 지원키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기업 차원에서 별도로 10억 엔(약 130억 원)을 기부할 계획이며,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일본 야후는 3억 엔(약 38억 원)을 기부한다. 교도통신은 “소프트뱅크 모바일이 매장에서 모금 행사를 벌여 지금까지 약 1억 엔(약 13억 원)을 별도로 모았다”고 보도했다.

 손 사장은 재일교포 3세로 일본 국적자다. 그의 할아버지는 일제시대 일본에 건너가 광부로 일했다. 24세에 컴퓨터 유통업체인 소프트뱅크를 설립한 손 사장의 자산 규모는 81억 달러(약 8조8000억 원). 미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억만장자’ 중 113위, 일본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다.

 일본 네티즌은 “앞으로 받을 급여까지 기부하겠다니 놀라울 뿐”이라며 “문자 그대로 단위가 다른 기부다. 발상이 전혀 다른 것 같다”고 손 사장의 기부에 감탄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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