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약 마시듯 수돗물 먹는 도쿄도지사 '조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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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수돗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돼 일본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지사가 불편한 표정으로 수돗물을 마시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24일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을 방문한 이시하라는 “어른들은 수돗물 먹어도 된다”는 홍보 활동을 하며 관계자들과 시음행사를 가졌다. 그는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는 표정이었다. 이를 놓치지 않은 캡처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먹기 싫다면 먹지 마라”“일본 총리가 먹어야 할 물이다”라며 비난했고, 한국 네티즌들도 “사약 먹는 것 같은 표정이다”“뒤에서 쳐다보는 분, 너무 안쓰럽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쿄도에는 수돗물 오염 공포가 확산되면서 1세 이하의 아기가 있는 가정에 1인당 550㎖들이 생수 3병씩, 총 24만여 병을 나눠줬다. 수도권 각지에서는 ‘생수 사재기’를 하는 등 주민이 동요하고 있다. 지금도 편의점이나 마트에는 물을 사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음료수 판매 개수를 제한할 정도다. 삿포로 음료는 3곳의 생수공장을 100% 가동했고, 일본 코카콜라도 생수공장 6곳 중 5곳에서 24시간 가동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이시하라 지사는 “대지진은 일본인에 내린 천벌”이라는 망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하루 만에 사과했었다.

심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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