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않은 할리우드 '파워'

중앙일보

입력

아놀드 슈워제네거.해리슨 포드.브래드 피트….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할리우드의 빅 스타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국내에서는 '이름값' 을 못하고 있다. 〈엔드 오브 데이즈〉 〈랜덤 하트〉 〈파이트 클럽〉 등 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들이 최근 국내 개봉관에서 관객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다.

〈터미네이터2〉 로 유명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 〈엔드 오브 데이즈〉. 지난 4일 서울 35개관에서 개봉돼 지금까지 약 36만명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대스타가 출연한 연말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로서는 매우 저조한 성적" 이라는 것이 극장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리슨 포드가 주역을 맡은 〈랜덤 하트〉는 객석이 훨씬 더 썰렁했던 경우. 개봉 첫 주말 이틀간 관객이 3만명이 채 안됐고, 결국 많은 극장들이 1주일만에 간판을 내렸다.
정작 액션영화가 아닌데도 스타의 기존 이미지를 내세워 액션영화처럼 편집해서 내보낸 TV광고도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섹시한 남자로 알려진 브래드 피트의 매력도 그가 주연한 〈파이트 클럽〉의 관객동원에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말 시즌이면 볼거리가 넘쳐나는 폭파.추격 장면에다 영웅적인 빅 스타들이 스크린을 누비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던 일이 갑자기 먼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내용이 너무 진부했기 때문일까. PC통신엔 이들 영화에 대해 '실망스럽다' 는 반응도 적잖다. 〈파이트 클럽〉 처럼 소수가 열광한 반면 대중적으로 호응을 받지 못한 것도 있었다.

이 와중에 컴퓨터로 그려낸 장난감들이 주역을 맡은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2〉 가 개봉돼 PC통신이 들썩하도록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할리우드의 빅 스타들이 이제는 장난감의 인기에 압도당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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