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외항선사들, 97년 하반기 이후 선박발주 전무

중앙일보

입력

97년 하반기 이후 국적 외항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전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적선사들은 경기회복이 본격화할 경우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선박의 노후화에 따른 경쟁력 저하마저 우려되고 있다.

15일 한국선주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적선사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직전인 지난 97년 하반기 이후 2년6개월간 금융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선박을 한척도 발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선복량은 지난 97년말 1천150만t에서 지난 8월말 현재 1천90만t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IMF 이전만 하더라도 보통 매년 60만t 가량이 새 선박으로 대체되고 순수하게 60만t 가량이 늘어난 전례를 고려한다면 실제 감소치는 엄청난 셈이다.

특히 국적선사들은 IMF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해 오히려 약 100척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가 본격 회복기에 들어가면 수출 물량이 외국선박에 넘어가게 돼 결과적으로 외화유출이 초래되는 것은 물론 선박 노후로 대외 경쟁력도 상실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해운업의 특성을 간과한 채 부채비율 200% 이내 적용을 강행하기로 해 업체들로서는 신규 선박을 보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6개월간 100척 정도를 판 대신 보충을 하지 않은 결과는 내년부터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해운업체들의 선박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만해도 세계 20대 컨테이너 운항선사에 국내업체가 3개나 포함됐으나 최근에는 2개로 줄었다"며 "주변국들의 선박 증강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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