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소개] 세븐 킹덤스 2 (Seven Kingdoms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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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히트 작에 밀려 빛을 발하진 못했지만 전략시뮬레이션으로는 자신만의 독특한 분야를 차지할 만한 게임인 Seven Kingdoms의 두 번째 버전(이하 SK2)이 드디어 출시되었다. 이 작품은 국내 경영학 전공자나 게이머 들에게 Capitalism을 만든 회사라고 말하면 모두 아는 Enlight사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경영의 개념이 녹아진 게임
전략 시뮬레이션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지금 독특한 경영시스템을 채용한 경영전략시뮬레이션 분야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게임이 바로 SK2 이다. 기존 전략 게임들이 두 서너 가지의 자원을 채취해서 건물도 짓고 유닛도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반하여 실제 현실 세계를 반영하고 있는데, 채취한 자원으로 물건을 만들고 그것을 시장에서 판매하여 각종 유닛이나 건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을 모으게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로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시장경제원리'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또는 국외로의 판로 개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하는 게임이다.

Fryhtan War
Fryhtan War라는 부제가 붙었는데 중국, 일본, 몽골, 로마, 그리스, 카르타고, 이집트, 페르시아, 인디아의 13개 국가와 악마인 Fryhtan종족간의 전쟁이 게임의 주된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제작사 홈페이지에서 Fryhtan에 대한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Fryhtan은 너무나 사악해서 인간을 모두 죽이지 않고 얼마를 살려서 노예를 부려먹는 악마집단이다.' 게이머는 13개 국가 또는 Fryhtan종족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각자의 구미에 맞게 게임을 즐길 수가 있다.

다양하고 섬세한 외교술이 필요
적국과의 외교에서도 다른 게임과 차이가 있는데 이 역시 현실 세계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 적국에 무조건 공격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금이나 식량을 상납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동맹국에 지원을 요청하여 적국을 짓밟아 버릴 수도 있다. 또 외국과 무역을 하기 위해서는 무역동맹을 맺어야 한다. 잘만하면 기분 좋게 우방국을 만들수도 있다.

SPY를 잘 활용하라
SK1 에서는 SPY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돈이 약간 벌리면 무조건 SPY부터 양성했던 기억이 난다. 적국이고 우방이고 심지어 자국에까지 SPY를 심어야 한다. 언제 어떤 장수가 나라를 배신하고 적국으로 넘어갈 지 모른다. 공장파업을 유도하고 농민들의 충성심을 돈으로 매수하고 실로 SPY는 국력 그 자체였다. SK2 에서는 SPY가 그 능력을 많은 부분 상실했지만 오히려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충성심 저하시키기, 자국내의 스파이 색출, 유용한 정보 빼내오기, 적 장수 몰래 스카우트 하기, 암살, 기술 빼내오기 등등 너무나 많은 기능이 있다.

교과서 같은 게임
Capitalism은 기업경영을 소재로한 경영시뮬레이션인데 실제 현상들을 상당히 그대로 재현해 놓은 수작이어서 그동안 대학강의교재로 채택되기도 했고 실제 국내 대학에서도 정식으로 강의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게임이라는 작품이 인기가 있으려면 쉬우면서도 재미가 있어야한다. 게임에도 예술처럼 순수영역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이번 SK2도 교과서적인 게임이다. 현실 상황을 상당부분 고려하려고 한 노력이 충분히 묻어나지만 그럼으로써 게임이 너무 어렵고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전략과 롤플레잉 요소의 결합
제작사에서는 롤플레잉적 요소를 결합시켜 게임의 영역을 현저하게 확장시켰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편에 비해 롤플레잉적 요소를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아마도 캠페인 시나리오들를 각각 해결해 가는 것을 두고 RPS라는 거창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 같다.

어느 게임이나 완벽할 수 없고 그 나름대로의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SK2는 충분히 게임삼매경에 빠지게 해 줄 것이다. Capitalism처럼 충분히 현실세계를 반영한 이 게임이 앞으로 정치외교학과의 교재로 채택되지 않을 지 기대가 된다. 처음 보게 되는 어려운 차트와 영어 단어에 겁먹지 말고 끊기 있게 하다보면 또 다른 성취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자료제공 : T3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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